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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음식을 먹고 특히 모유 수유를 하면 자녀를 식품 알레르기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가 나왔다.
하버드의대 수련병원인 ‘보스턴 어린이 병원’ 연구팀이 ‘실험 의학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20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한 이번 연구는 모유의 음식 알레르기에 대한 보호 기능을 입증한 최초의 통제된 조사로서, 음식 알레르기에 대한 내성을 유도하는 생물학적 메커니즘도 적시했다.
이 연구에서 계란과 땅콩 같은 알레르기 유발 식품을 섭취한 임산부 어미 쥐는 모유를 통해 새끼쥐에게 보호 항체를 전달했다. 항체를 받은 새끼 쥐는 알레르기 항원 특이성 조절 T면역세포가 생성돼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음식을 먹어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임신 중 알레르기 유발 음식 먹어라”
이 연구 결과는 최근의 알레르기 예방지침을 뒷받침한다. 이 지침은 임신 중 혹은 모유 수유를 할 때 심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음식을 피하라는 예전의 권고를 거부하라는 조언이다.
논문 시니어 저자인 하버드의대 브리검 & 여성 병원 리처드 블룸버그(Richard Blumberg) 박사와 함께 논문을 공동 저술한 보스턴 어린이병원 알레르기 및 면역학부 미치코 오요시(Michiko Oyoshi) 박사(하버드의대 소아과 조교수)는 “임신 중에 알레르기 유발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피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며, “인체 대상 연구에서는 엄마와 아기가 알레르기 유발 음식을 언제 처음 접했는지를 알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어 여러 연구가 다른 결과를 보였으나 쥐 실험모델에서는 음식에 대한 노출 조절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모유의 알레르기 예방 효과
이번 연구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음식물을 섭취한 어미의 모유가 알레르기 반응의 두 가지 대표적 표지인 면역글로불린 항체 E의 생성과 비만세포(mast cells) 팽창을 비롯한 심한 약물 쇼크반응인 아낙필락시스를 방지하고, 음식 알레르기를 예방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모유는 태중에 있을 때 음식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지 않은, 즉 어미가 알레르기 유발 음식을 섭취하지 않은 새끼 쥐에게 먹였을 때도 보호 효과가 있었다.
다른 실험에서 알레르기성 식품을 전혀 섭취하지 않은 임산부 쥐에게 다른 어미 쥐의 음식 특이적 항체를 투여하자 항체를 받은 어미 쥐의 모유를 먹은 새끼 쥐에서도 보호 효과가 나타났다.
인간 면역체계에 반응하도록 만들어진 인간화 면역체계를 가진 쥐에게 인체 모유를 먹여도 또한 같은 보호 효과를 보였다. 이는 새끼 쥐에게서 발견된 현상이 인간의 영아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식품 알레르기 내성의 생물학
오쇼시 박사팀은 마지막으로 알레르기 유발 음식을 먹인 어미에게서 태어난 새끼 쥐를 알레르기성 음식을 전혀 먹지 않은 다른 어미가 젖을 먹여 기르도록 했다. 오쇼시 박사는 “새끼 쥐가 알레르기성 음식을 먹은 어미 쥐의 태내에 있을 때도 보호를 받았으나 모유를 먹을 때의 보호 효과가 더 좋았다”며, “새끼가 자궁에 있을 때 어미 쥐가 알레르기성 음식을 먹고 또 출산 후 모유 수유를 하는 두 가지가 병행되면 알레르기성 음식에 대한 내성을 최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또한 다음과 같은 알레르기 식품 내성에 대한 단계적 과정을 밝혀냈다.
새끼들은 몸 안의 순환계에서 모체의 항체가 사라진 후에도 음식물에 대한 내성이 남아있어 그 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체 연구 시작
그러면 이런 보호 메커니즘은 인체에도 동일하게 적용될까? 오쇼시 교수팀은 모유의 어떤 요인들이 보호 효과를 나타내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모유 수유를 하는 어머니들로부터 모유를 모으고 있다. 이들은 음식 알레르기 위험이 높은 영아와 낮은 영아 엄마들의 모유를, 이 어린이들의 손위 형제가 알레르기가 있는지의 여부 그리고 이들이 피부습진과 같은 조기 위험요인을 갖고 있는지 여부에 기초해 비교 조사할 계획이다.
오쇼시 박사는 “우리는 왜 이런 방어기전이 수많은 알레르기 환자들에게서 작동하지 않는지, 그 이유는 항체가 없기 때문인지 의문을 품고 있다”며, “어쩌면 어머니가 항체를 만들 수 없거나 보호 경로가 막혔을 수도 있으나 우리는 정상적인 환경에서 음식 내성이 어떻게 유도되는지 그리고 정상적인 내성이 어떤 이유로 고장이 났는지 그 이유를 실제로 아직 모른다”고 설명했다.
“항체 만들려면 모든 음식 먹어봐야”
유아가 식품 알레르기 위험이 낮다면 연구진은 어머니가 달걀이나 땅콩을 먹기 전후의 모유 샘플을 비교할 예정이다. 원하는 사람은 식품 알레르기에 대한 가족력이나 개인적인 경험이 있든 없든 연구 참여자로 등록할 수 있다. 오쇼시 박사는 이 같은 인체 대상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식품 알레르기 위험이 있는 유아들을 그 음식에 대한 정제 항체로 치료할 수 있는지의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그는 이번 연구 결과가 “항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음식을 먹어봐야 한다”는 사실을 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엄마가 땅콩을 먹으면 건강한 아기가 될 것이라고 보장하지는 않는다”며, “유전적 요인과 환경요인과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감안할 때 단순히 하나의 음식이나 행동이 어린이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키거나 혹은 건강하게 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출처 : ScienceTimes 김병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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