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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모유 수유는 아기 면역 체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영국 버밍엄 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모유 수유는 아기 면역 세포의 수를 변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의 몸은 항상 다양한 미생물이나 바이러스와 접촉하고 있어, 면역 체계가 무엇을 무해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무엇을 위험한 것으로 인식해 거부할지 결정한다. 이러한 면역 체계의 판단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알레르기 및 면역 질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유아 면역 체계의 발달을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버밍엄 대학 연구팀은 모유 수유가 유아 면역 체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38명의 유아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버밍엄 대학 신생아 전문의인 게르게이 톨디(Gergely Toldi) 박사는 "생후 수 주된 유아의 면역반응에 우유의 종류가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것은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 '알레르기'(European 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에 게재됐다.

ⓒ 데일리포스트 이미지 출처=European 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연구 대상이 된 38명의 유아 중 ▲16명은 완전한 모유 ▲9명은 모유와 분유 혼합 ▲13명은 완전한 분유를 먹였다. 연구팀은 유아의 출생시 채취한 혈액 샘플과 생후 3주 시점의 혈액 샘플 및 대변을 분석해 우유의 종류가 유아의 면역 체계와 장내 세균에 미치는 변화를 조사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제왕절개로 태어난 유아로 한정시켜 출생시 유아의 면역 시스템 변수를 제어했다. 

분석 결과, 유아 체내에는 생후 3주까지 면역 반응의 억제 제어를 담당하는 '조절 T세포(regulatory T cell, Treg)' 비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절 T세포가 증가하는 비율은 모유로 자란 유아가 가장 높았으며, 분유만으로 성장한 유아보다 두 배 많게 나타났다. 

또 모유로 자란 유아는 모체로부터 유아에게 전달된 세포 및 미생물에 대한 면역 반응이 억제돼, 체내 염증 반응을 촉진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생성이 적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모유 수유 과정은 무균 상태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엄마의 세포와 피부에 존재하는 미생물 등이 유아로 이동할 수 있다. 따라서 조절 T세포를 강화해 과도한 면역 체계 반응에서 유아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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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 수유가 일련의 변화를 가져오는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생후 3주 유아에서 채취한 대변 분석을 실시한 결과, 조절 T세포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특정 장내 세균의 양이 모유로 자란 유아가 풍부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는 특정 장내 세균의 변화가 면역 체계의 변화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시사된 것이라고 밝혔다. 

톨디 박사는 "이번 연구가 모유 수유의 비율 향상으로 이어져 더 많은 유아가 모유 수유의 이점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 면역학적 메커니즘의 장점을 얻기 위해 분유 성분을 최적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연구가 직접 비교를 통해 모유 수유의 장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다양한 요인에 의해 분유를 먹이는 경우도 많아 모유 수유에 대한 압력으로 작용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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